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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권순혁목사)

September 27, 2026 . 아름다운교회 "예수의 길" 시리즈 설교를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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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10-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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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이 그려내는 예수님의 여정은 언제나 예루살렘과 십자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시는 '길 위의 걸음'이었습니다. 그동안 마가복음을 통해 주님이 걸으신 길을 함께 따라가 보았듯, 세상은 더 넓고, 더 화려하며, 눈앞의 성공이 확실히 보장된 대로를 향해 달려가라 말합니다. 그러나 마가가 증언하는 참된 승리와 영광의 길은 세상의 흐름과 전혀 다른 방향, 즉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는 그 작고 좁은 길 위에 있었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주님이 친히 걸으시며 놓으신 그 길은 찾는 이가 적지만, 영원한 생명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마가복음 속 예수님의 공생애는 늘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가득했습니다. 병 고침을 바라는 무리, 오병이어의 기적에 환호하는 군중이 주님의 주변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을 향한 십자가의 길목에서,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해야 할 것"이라는 주님의 선언 앞에서는 제자들조차 주춤했습니다. 심지어 십자가라는 결정적인 절망의 순간, 수제자를 비롯한 남성 제자들은 모두 주님을 두고 달아났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 길의 끝, 가장 비참한 십자가 밑을 끝까지 지킨 이들은 이름도 없이 주님을 섬기던 여인들이었고, 무덤가에서 떨며 서 있던 이들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능력을 좇던 화려한 무리와 참된 제자의 거리는 이토록 멀었습니다.

예수의 길은 눈에 보이는 환경이나 장담할 수 있는 인간의 의지로 걸어가는 길이 아닙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고 항해하는 선원처럼, 손에 잡히지 않아도 약속의 오직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으로만 걸어갈 수 있는 길입니다. 마가복음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가장 큰 위로는, 절망과 실패로 무너진 제자들을 향해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거기서 만나리라”고 하시면서 주님이 우리를 실패의 자리에서 다시 일으켜 주셨다는 것입니다. 예수의 길은 완벽한 사람들의 완주기가 아니라,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이지 않는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마가복음으로 이어온 이 예수의 길을 마무리하며, 오늘 우리는 스스로에게 엄숙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나는 그저 기적에 환호하며 주변을 서성이는 ‘무리의 안도감’에 만족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십자가 밑까지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제자의 걸음’을 옮기고 있습니까? 내 삶이 무너지고 실패한 자리에서도, 나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셔서 기다리시는 주님의 보이지 않는 손을 믿음으로 붙들고 있습니까? 남들이 찾지 않는 외롭고 험한 길일지라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의 발자취를 밟아가는 그 길 끝에는 마침내 부활의 승리와 영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의 화려한 이정표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실패의 자리에서도 다시 일어나 오직 믿음으로 주님과 묵묵히 동행하는 참된 제자의 삶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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