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1, 2026 . 아름다운교회 어디까지가 하나님, 어디까지가 내가 해야 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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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디까지가 하나님의 몫이고 어디서부터가 내 몫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열심히 앞서 나가면 "내가 하나님보다 앞서가는 건 아닌가" 싶고, 한 걸음 물러나 맡기면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하나님께 떠넘기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흔들림의 밑바닥에는 대개 하나님과 내가 일을 반반 나누어 한다는 생각, 곧 50대 50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궁금증에 대해 신학교에서 "하나님이 100, 사람이 100"이라고 배웠습니다. 처음 들으면 계산이 안 맞는 말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일을 나누는 비율이 아니라 일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설명합니다.
돛단배를 떠올려 보면, 배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힘은 바람입니다. 사공은 바람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공이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돛을 올리고, 방향을 잡고, 키를 놓지 말아야 합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돛을 내려 두면 배는 제자리에 있습니다. 사공이 아무리 애써도 바람이 없으면 배는 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배가 가는 일은 바람 50에 사공 50이 아닙니다. 바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100% 필요하고, 사공도 처음부터 끝까지 100% 필요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0이면 결과도 0입니다. 한쪽이 많이 하면 다른 쪽이 줄어드는 관계가 아니라, 한쪽이 온전히 하는 일 안에서 다른 쪽도 온전히 하는 관계입니다.
성경에서 이것을 가장 잘 보여준 사람은 느헤미야였다고 생각합니다.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쌓던 중 대적들이 습격을 모의하자, 느헤미야는 이렇게 대응합니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들로 말미암아 파수꾼을 두어 주야로 방비하는데"(느 4:9). 기도만 했다면 하나님께 맡기고 손을 놓은 것이고, 파수꾼만 세웠다면 자기 힘을 믿고 앞서간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둘 다 온전히 했습니다. 바울도 같은 고백을 합니다.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수고는 분명히 바울이 했는데, 그 수고를 가능하게 한 것은 은혜였다는 말입니다.
이 구조를 알면 두 가지 불안에 답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앞서가는 건 아닐까?" 앞서간다는 것은 내가 너무 많이 해서가 아닙니다. 바람의 방향을 묻지 않고 내 방향대로만 달리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며 방향을 묻고 있다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앞서감이 아니라 순종입니다.
"내가 너무 맡기기만 하는 건 아닐까?" 돛은 올리지 않은 채 바람만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믿음이 아닙니다. 느헤미야는 기도한 뒤 곧바로 파수꾼을 세웠습니다. 맡긴다는 말은 내 몫을 내려놓는다는 뜻이 아니라, 결과를 내려놓는다는 뜻입니다. 돛을 올리는 일은 내 몫이고, 바람이 부는 일은 하나님의 몫입니다. 오늘도 기도로 바람을 구하고, 손으로 돛을 올리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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