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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권순혁목사)

April 20, 2025 . 아름다운교회 조금은 이상한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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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430회 작성일 25-04-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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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하얀 옷을 입고, 교회에 나가 부활절 예배를 드리던 어린 시절이 저는 떠오릅니다. 부활절은 승리의 날이었고, 기쁨의 날이었고, 환희의 날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래야만 하는 날이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드는 생각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날인지는 알겠는데 부활이 도대체 나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냥 하루 기뻐하는 날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실제로 복음서마다 부활의 소식은 당시 사람들에게 기쁘고 환희가 넘치는 소식으로 처음에는 다가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가는 단 8절만으로 부활의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헬라어 원문으로 보면 왜냐하면이라는 접속사 gar로 마가복음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가는 여인들은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이야기를 마칩니다. 이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부활의 이야기가 혼란스러움으로 마치고 있는 것이죠.

마태는 부활의 이야기를 마가보다 두 절 더 보태서 전하고 있습니다. 마태는 마가복음에서 두려움 속에 침묵하던 여인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음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다리를 붙잡고 경배 드린 여인은 기쁨과 환희가 아닌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여인에게 가장 먼저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죠. 누가는 마태보다 두 절 더 보탰습니다. 마가보다는 네 절을 더 보탠 것이죠. 누가가 전한 부활의 이야기에서도 처음 소식을 들은 이들의 반응이 여전히 혼란스럽고 회의적입니다. 무덤을 찾은 여인들의 말을 들은 제자들은 그 이야기를 허튼 소리로 치부했습니다. 베드로는 흥미가 생겨 무덤에 가보지만, 정돈된 수의만 확인한 뒤 의아해하며 돌아갑니다. 그가 예수님의 부활을 정말 믿었다면 그는 무덤을 확인한 후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록은 없습니다. 요한은 부활의 이야기를 어떻게 기록했을까요? 부활절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가장 길게 전했습니다. 하지만 요한조차도 부활의 주님을 만나 기뻐했던 막달라 마리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기대했던 부활절의 기쁨과 환희를 표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예상 밖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부활절 아침에 있었던 일들을 애써 우리식으로 바꾸어야만 할까요? 여인들과 제자들의 반응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네명의 복음서 저자는 왜 그렇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만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굳이 성경을 우리 식으로 바꾸어 해석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기대와 상식에 맞게 왜곡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의 관점과 마음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고, 해석하는 태도가 우리에게 필요하겠지요. ! 한가지 힌트는 드리겠습니다. ‘승리의 이야기승리답지 않게전하는 아이러니가 조금은 이상한 부활절 아침을 해석하는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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