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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권순혁목사)

April 06, 2025 . 아름다운교회 십자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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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480회 작성일 25-04-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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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변에서 흔치 않게 십자가를 볼 기회들이 있습니다. 십자가 목걸이, 십자가 그림, 십자가 간판, 때때로 차 안 백미러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보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십자가가 흔하다 보니 십자가를 보는 우리의 마음에 감동이 사라진지 오래 되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십자가를 봐도 별 감흥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저만 해도 십자가를 바라보는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제 마음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시 십자가는 부끄러움의 상징이었습니다. 십자가형은 처형 당하는 자를 벌거벗겨 눈에 띄는 장소, 네거리, 극장 안, 높은 언덕, 범행 장소에 공개적으로 진열시켰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죽음이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것 뿐만 아닙니다. 십자가는 가장 야만적이고 잔인한 처형방법이었습니다. 초대교회 유대인 사가인 요세푸스는 십자가형을 실제로 목격한 사람입니다. 그가 말하기를 사지를 뻗고서 처벌을 받을 때, 그들은 사형틀을 그들의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포박을 당하여 가장 뼈 아픈 고통을 받으며, 못 박힌다. 그들의 시체는 새들의 먹이가 되고 개들은 모질게 씹어 먹는다.” 아마도 십자가에 달려 죽은 시체를 새들과 개들이 달려들어 뜯어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로마 네로 시대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 또한 십자가형을 직접 목도하고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나는 거기에서 십자가들을 보았다. 단번에 숨을 거두기보다 방울방울 피를 흘리며 사지가 갈기갈기 찢기며, 고통 가운데서 서서히 죽어가기를 원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가? 저주 받은 나무에 묶여 오랜 고통에 시달리고, 몰골은 흉악해졌고, 채찍을 맞은 자국이 어깨와 가슴에 부풀어 오르고 단말마의 고통 가운데서 마지막 숨을 몰아 쉬기를 원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가? 그는 십자가에 달리기 전에 살려달라고 수없이 애원하였을 것이다.” 이런 기록들을 볼 때 십자가형은 정말 끔찍한 처형방식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 십자가를 장식품으로 목과 손에 매고, 차에 걸어놓는다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죄인들을 위해 이렇게 끔찍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을 생각할 때 나를 꾸미고 드러내기 위해 십자가를 악세사리로 하고 다닐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이런 의미들을 묵상하면서 저야 말로 십자가를 바라보는 마음이 다시 회복되게 해달라고 매달려 기도했습니다. 왜 예수님이 십자가라는 방법으로 죽으셔야만 했는지, 왜 예수님이 그 고통스러운 십자가를 아무 말도 없이 견디셔야만 했는지, 왜 예수님이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겨져 수치를 당하셔야만 했는지, 왜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저들은 저들의 죄를 알지 못한다고 하셨는지. 지금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십자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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