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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권순혁목사)

June 22, 2025 . 아름다운교회 생명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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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25-06-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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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NV Energy에서 노티스를 하나 받았습니다. 교회에 있는 소나무 중에 하나가 전기줄에 침범을 해서 가지를 정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업체에 견적을 받아보았는데 요즘 시국이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견적만 여기저기 받다가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지요. 그러다 한 성도님의 결단과 헌신으로 우리가 자르자고 하고 지난 주에 가지치기를 진행했습니다. 하필이면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나무를 올라가자니 땅에 그냥 서 있는데도 휘청휘청할 정도의 바람에 겁이 났습니다. 어찌 됐건 그 성도님께서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가지들을 쳐내 가면서 결국 깔끔하게 가지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 마무리 될 무렵 제 눈에 이상한 것이 한가지 들어왔습니다. 잘려나간 가지에서 갈색빛의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나무의 진액이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계속 보았습니다. 진액이 점점 흘러나오더니 잘려나간 부분 전체를 덮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나무가 왜 진액을 내는지. 그것도 잘려나간 부분에 왜 진액이 흘러나왔는지.

모든 나무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상처가 나거나 곤충의 유충이 침투할 때 진액을 낸다고 합니다. 그렇게 진액을 내어서 외부 상처에 세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하네요. 꼭 이것은 잘려나간 부분이 너무나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도 짠해졌습니다. 꼭 나무가 아프다고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아프지만 아픈만큼 진액이 나와서 자신을 보호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 또 잘려나간 가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지에서는 진액이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 가지는 죽은 가지였을 것입니다. 죽은 것에는 가지가 잘려도 진액이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두 가지를 한 화면에 담아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생명이 너무나 신기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는 생명이 공급되고 있는 가지였습니다. 한 가지는 생명이 차단된 죽은 가지였습니다. 둘 다 잘려 나갔습니다. 그런데 하나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진액이 나온 반면, 또 다른 하나는 전혀 진액을 내지 않았습니다. 순간 저는 생명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잘려나가는 것과 같은 아픔을 경험하곤 합니다. 상처를 경험하곤 하지요. 그것은 모두가 경험하는 것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명을 가졌느냐, 생명을 가지지 못했느냐입니다. 생명이 있다면 피투성이가 되었다 할지라도 보호하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언제가 다시 자라날 소망이 있습니다. 완전히 회복될 그 날이 오게 되겠지요. 하지만 생명이 없다면 소망이 없습니다.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요. 그냥 툭 치면 몸통에서 떨어져 나가는 그런 가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지는 불에 태워져 사라져 버리겠죠. 지금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다 할지라도, 엄청난 고통과 아픔과 시련이 내 마음을 괴롭게 할지라도 생명이신 주님께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괜찮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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