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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박대우목사)

September 29, 2024 . 아름다운교회 내가 편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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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1,260회 작성일 24-09-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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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처음으로 아내 생일에 카드 쓰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매년 입에 바른 축하와 감사 편지를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선물과 함께 준비해왔는데, 올해에는 밖에 나갔다는 이유로 그것마저 잊어버렸습니다. 긴 운전 끝에 피곤하여 생일 상이라도 차릴 겨를도 없었습니다. 아내는 그냥 나가기도 귀찮으니 있는 것으로 먹자했지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늦었지만 나가서 먹자, 어떻게 손에 물을 묻히게 하느냐며 고집을 피워서 식사를 간단히 하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식당에 와야만 우리는 대접하는 것으로 생각할까?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되는데, 그것은 큰 대접이 아니고, 식당에 와서 먹어야 그것이 제대로 된 대접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 든 것입니다. 이래서 그러지 않을까요? 일단 식당에 오면, 내가 손으로 준비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장을 보고, 다듬고, 요리를 하는 등의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서도 구태여 설거지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일 필요도 없고, 그냥 먹고 일어나면 됩니다.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편안함을 담보로 서비스요금(봉사료)라는 댓가를 지불하고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내 수고를 네가 했으니 그 비용을 지불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편안하게 식사를 우아스럽게 먹고 나면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할까요?

교회에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 와서 편안하게 예배를 드리면서 은혜받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그 예배를 위하여 누군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성스럽게 수고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그 이면에는 전면에서 화려하게 보이는 분들도 있지만,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곳까지, 더러운 화장실까지 자기 손으로 청소하는 분들이 있고, 여기 저기 흩어진 물건을 잘 정돈하는 손길이 있고, 땀을 뻘뻘 흘리며 이 무더운 더위에 주방에서 준비하는 분들이 있으며, 모두가 내팽개친 채 가버린 빈공간을 Vacuum machine을 들고 땀흘린 분이 있으며, 내가 편하게 예배드리는 그 시간에 주일학교에서 어린 자녀들과 영적 싸움을 하는 교사들이 있으며, 행여 눈에 띌까 노심초사하며 교회안에 이런저런 필요를 아무도 보이지 않게 채워주는 손길도 있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개똥을 치우고, 주변을 말끔하게 치워주는 손길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편하게 예배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휴지를 집어서 휴지통에 넣었고, 누군가는 보이지 않았지만 교회가 돌아가도록, 깨끗하게 보이도록, 예배가 지장이 되지 않도록 깊은 헌신이 묻어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편안하게 예배하고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산다는 것입니다. 나의 편안함은 그냥 봉사료 냈으니 그냥 당연히 누리는 권리쯤 생각되어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고 맙니다. 서로에게 감사할 수 있다면, 그분들의 수고에 마음을 나누고, 그 헌신의 삶에 동참할 수 있다면, 우리 교회는 더 아름다운 교회가 될 것입니다. 내가 편한 것은 그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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