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9, 2018 . 아름다운교회 꿈이라면 깨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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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반공 미술, 웅변, 표어 대회 등이 유행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쟁을 막 끝내고, 깊은 상처와 아픔이 남아있을 터이니, 서로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대결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에는 북한을 표현할 때에 ‘마귀’ 혹은 머리에 뿔 달린 괴수로 그려냈던 것 같습니다.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들이 요즘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속고 속는 일이 빈번해서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고 했을 때만해도 그리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믿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안 믿을 수도 없는 이 처량한 신세를 어찌할까, 마치 뜨거운 감자처럼 올려진 밥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냉소적으로 바라보던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정상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참 많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이기는 하였지만 다시 속을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하면서 ‘평화의 Concert’를 펼치는 동안, 계속된 의문과 아픔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평화를 이야기해도 북한은 절대로 손해 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남한만 깊은 탄식에 이를 것이 분명해 보여서 그랬습니다. 남남갈등으로 더 거세진 국론분열이 그들이 꿈꾸는 것을 알기에 더욱 착잡했던 것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의 연설과 말, 시종 화기애애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는 그 동안에는 참 많은 회한이 꿈틀거리며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동족애인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동족간의 만남’ 자애스럽고 넉넉한 김정은의 모습은 다 짜여진 어떤 의미가 분명한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민족과 민족이 손을 잡는 이 아름다운 모습이, 이젠 전쟁을 종식하고 진정한 평화를 꿈꾸는 그런 시대를 향한 충동이 갑자기 저 깊은 곳에서 솟아나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 이것이 꿈이라면 이 아름다운 모습, 이 평화스러운 날의 꿈이 깨지 말기를 고대해 보았습니다. 정말 북한은 달라지고, 열려지고, 그들이 적화 통일의 꿈을 버리고 진정한 민족애를 가지고 진정성있게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정말 그럴 수 있기를 학수고대해 봅니다. 아, 꿈이라면 깨지 말았으면 좋겠고, 이런 모습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고 민족이 하나가 되는 일이 정말 일어나기를 바래봅니다.
역사의 키는 하나님이 쥐고 계십니다. 그 분이 어떻게 역사를 바꾸어 가실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이 꿈을 꾸는 것이든, 꿈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제 북한이 열리고 있음을 기대한다면 우리도 역시 준비해야 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에 복음화가 일어나는 그 날, 김정은이 예수를 믿고 교회를 나오는 그날, 북한에도 온 구석구석에 찬송과 기도가 울려 퍼지는 그 날을 준비해야 한다는 긴박감도 마음에 솟아납니다. 총구를 맞대던 나라가 이제는 총을 버리고, 어린 양과 사자가 함께 뒹구는 날이 올 것을 또한 기대합니다. 선교 주일입니다. 우리 교회가 살아나는 그 날이 있다면 주여, 언제이겠습니까? 북한도 열린다면 이 역사 속에서 우리도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고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꿈이라도 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꿈이 북한에도 펼쳐질 수 있을까요? 김칫국물부터 마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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