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8, 2024 . 아름다운교회 우렁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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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래 동화에 ‘우렁각시’가 나옵니다. 한 농부가 혼기가 넘었지만 장가들지 못하고 혼자 일만하는 서러움을 내뱉으며 ‘나는 도대체 누구와 사나’라고 탄식하자 어디선가 ‘나와 함께 살지’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아무도 없고 커다란 우렁 하나가 길곁에 있음을 보고 사람의 발에 밟혀 깨질까봐 조심스럽게 항아리에 넣어주었답니다.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자기가 일을 하고 고된 몸을 끌러 집에 들어와 보니 누군가 청소도 해놓고 밥상을 곱게 차려서 놓은 것입니다. 잠행을 한 끝에 알고보니 자신이 넣어둔 우렁이 항아리에서 어여쁜 색시하나가 나와서 그 일을 합니다. 자신 몰래 이 일을 한 것입니다. 농부는 이 색시를 붙들고 정체를 묻자, 이 우렁이는 용왕의 딸이었는데 벌을 받아서 우렁이가 되었고, 농부가 잘 보살펴 준 것을 보답하는 마음으로 그랬다는 것입니다. 결국 용왕님의 딸인 우렁색시와 결혼하여 잘먹고 잘 살았다는 흐뭇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집사님도 자신이 홀로 있을 시간에 ‘우렁각시’의 도움으로 잘 먹고 살았다고 자랑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네들은 예기치 않은 도움을 받아 어려움이나 고난을 이겨낸 우렁각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삶을 살다보면 나도 모르는 도움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이 유무형으로 받는 도움을 말하라면, 제 경우에 정말 손가락 발가락이 모라잙 정도로 수많은 도움속에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렁각시 같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이 지점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빼먹었다고 시비걸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이 우렁가시들은 하나님이 보내신 포장된 은혜였을 것입니다. 이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있지 못했을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렁각시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안에서 레던드가 되어서 마음 푸근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렁 각시는 우리 크리스찬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렁각시처럼 남몰래 선행을 베풀고, 베푼 선행과 섬김과 봉사에 대해서 나팔불지 않고 겸손히 감사하면서 사는 것은 우리 예수님이 바랬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도 그렇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 아니, 이게 어찌 말이나 됩니까? 같은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찌 모를 수 있습니까? 그만큼 자랑하지 말고 나팔불지 말고, 은밀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게 ‘우렁각시’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칭찬을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면서 칭찬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알아주지 않거나 무시를 받으면 화가나거나 따지기도 하고, 때론 심술가지 부리며 자신의 한 일을 알아달라고 소리를 지는 일들이 교회안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네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은밀한 중에 계신 너희 하나님이 갚으리시라’는 말은 소용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한 일이 크다고, 독과점을 누리는 기업들처럼 자신의 몸가치를 한층 높여서 ‘deal’까지 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우렁각시가 되라고 하는데 우리는 빨리 밝혀지고 싶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