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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박대우목사)

July 14, 2024 . 아름다운교회 왜 안내려 놓으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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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1,043회 작성일 24-07-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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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갑니다. 20대에는 20km, 40대엔 40km, 80세엔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리는 것과 같이 인생의 속도를 느낀다고 하듯, 70대를 향하여 가고 있는 저는 시속 70km가 아니라 140km로 달리는 느낌입니다. 눈을 감고 뜨고 하루, 한달, 일년입니다. 인생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 앞에 선 사람들의 조급함이 느껴집니다. 저 역시, 이제 은퇴할 일정이 6개월정도 남겨두고 있으니 더 그런 마음이 듭니다. 이 시간은 교회가 요구한 시간이 아니라 저 스스로 하나님앞에 서약하고 교회앞에 약속한 책임의 시간입니다. 

목사의 은퇴는 규정에는 없지만 70세에 하는 것으로 일반화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가 있어서 저는 교회를 위하여, 그보다 더 이른 66세에 은퇴를 결정하고 후임목사를 청빙하였습니다. 주변의 많은 목회자들이 조언하는 것처럼, 70세에 은퇴하면서 부교역자를 두고, 힘에 부치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속도조절과 힘의 분배를 적절히 하면 큰 문제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 은퇴가 하나님의 뜻으로 보았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저 스스로는 많은 것들을 이미 내려놓은 것입니다. 막상 은퇴의 날이 가까워지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마음을 지나갑니다. 교회 개척의 지난 15년간, 저와 아내는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목회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한 교회를 사임하고 다른 교회로 이임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 자체를 그만두는 일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평생을 목회했습니다. 목회외에 해 본 일이 없습니다. 다른 목회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평생 해오던 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은 제 자신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극도의 고민과 갈등을 거쳐야 합니다. 이곳에서 사역을 마치고 다른 사역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그냥 해오던 일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목회 그 자체를 안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심각한 자기 정체성의 혼란과 싸워야하는 일이라는 고민이 있습니다. 이것은 평생 일해온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를 하는 모든 직장인들과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마지막 남은 6개월의 시간을 후회함이 없이, 하나님이 부르심의 마지막 사명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내 사명이고, 주님앞에서의 서약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후회없이 마무리 하기 위하여, 바울이 마지막을 향해 달음질하는 고백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마지막 사명의 길입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왜 아직도 안내려 놓으시냐고 말합니다. 물론 제 건강회복과 은혜로운 삶을 위해서 걱정해 주시는 말로 생각합니다만, 그것은 저를 위한 격려의 말이 아닙니다. 마지막 목회를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제 결심에 상처를 남기는 일입니다. 군대 말년처럼 보낼 수도 있지만 끝까지 달려갈 길을 완주하여 주님께 잘했다 칭찬받는 종이고자 하는 것이 제 결심입니다. 이것이 주님앞에서 평생을 달려온 목회자의 각오입니다.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았으니 더 내려놓을 것은 지금 더 없어 보입니다. 마지막 은퇴의 시간의 날까지 저는 내게 맡겨진 책무와 은혜의 일을 위해 끝까지 달려갈 것입니다. 이 길을 잘할 수 있도록 기도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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